처음 접하는 학생활동중심 수업 “배움의 공동체”

 <Situation 1 – 업무1 >
 

  2015학년도부터 2017년학년도까지 고3 담임을 맡아왔다. 2018학년도에는 어떤 학년과 업무를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교감 선생님의 호출이 있었다.

 
“한 선생, 이번 2018학년도는 3학년을 그만 두고, 교수학습센터를 맡아 주는 게 어떨까?”

갑작스런 제안에 “제가요? 저는 3학년을 해와서 문제집 위주의 수업만을 해서 새로운 수업방식이나 개념이 없습니다. 그 업무는 제가 현재 맡기에 많은 부담이 있습니다.” 라고 맘 속에 있는 말씀을 건넸다. 

 


<Situation 2 - 업무2>
 

  어느 날 교감 선생님께서 “한 선생, 오늘 시간 있어? 저녁에? 오늘 나랑 저녁 같이 하는 건 어떨까?”라고 제안을 하셨고, 
“그러실까요” 하고 아무런 앞일을 생각 안해보고 대뜸 대답을 하였다. 교감 선생님께서는 이런 어려운 질문을 던지셨다. 
“한 선생, 수업 하면서 어려움 같은 거는 없었어? 그동안 송도고등학교에서 수업하는 동안?” 어렵기도 하고, 쉽기도 한 질문이었다. 


  나의 답변은 이랬다. 


  “수업이요? 어렵죠. 제 강의 능력이 떨어지는지, 아님 학생들이 공부에 별로 관심이 없는지, 많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누워있어요. 학업 능력이 높은 학생들은 수업이 쉬워서, 학업 능력이 낮은 학생은 관심이 없어서, 중간치 학생들은 다른 교과 공부에 빠져 있고요....이건 아닌데 싶은데......고 3학생들이다 보니 선뜻 제가 공부하자는 강요를 하지 못하겠어요. 바로 앞이 수능이니까요...”라고 대답을 하였다. 

 

 

<Situation 3 - 업무3>
 

  교수학습센터 자리배치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 기존 교수학습센터의 업무 변화로 선생님들의 회의를 원활히 할 수 있게끔 회의용 탁자 2개, 10개의 의자, 업무를 하기 위한 책상 배치 등의 인테리어를 새학기 시작하기 전까지 끝내야 했다. 가구 배치가 끝나고 올해 어떤 업무를 할까 고민을 시작했다. 이 업무를 맡기로 약속한 후, 교감 선생님께 질문을 던졌다. 


  “교감 선생님, 근데 교수학습센터 업무는 뭐예요?” 교감 선생님 말씀은 “한 선생이 만드는 게 업무야”. 너무나도 황당하고, 해석 어려운 답변이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일이 많은 것이고, 어떻게 생각하면 1년 동안 아무 업무 없이 지내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었다.

 

 

<Situation 4 - 수업1>
 

   교수-학습 업무를 맡으면서 3학년을 제외한 1, 2학년 교수-학습 상황을 알아봤다. 여러 선생님들께서는 벌써 소위 ‘학생중심활동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나는 ‘학생활동중심수업’이라는 말조차 생소하고, 개념 잡기조차 어려웠다. 
‘과연 이게 무슨 수업이라는 것인가?’
 
  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선생님들께 요즘 교수학습 경향을 여쭤보고, 나름 개념을 잡기 위해 책, 인터넷 등을 찾아보며 이런 저런 것들을 알아봤다. ‘4차 산업 혁명’, ‘학생활동중심수업’, ‘PBL’, ‘비주얼 씽킹’, ‘거꾸로 수업’, ‘토론 수업’, ‘하브루타’, ‘배움의 공동체’ 등 처음 듣는 용어에 많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Situation 5 - 수업2>
 

  교수-학습에 관한 업무를 맡았기에, 다양한 수업 방식에 대한 개념 정립을 책과 인터넷을 통해 했다. 그런데 정작 내가 할 수업에서 ‘나는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전개할지’에 대한 결정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알게 된 것이 바로 ‘배움의 공동체’ 였다. 친구의 도움으로 개념 정립을 했고, 교과 단원에 어떻게 적용시켜야 하는지도 나름 개념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며칠 후면 3월 새학기 시작이라는 것이었다. 직접 수업 디자인을 하려고 하니, 막막하고 생소하고,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과거 수업 패턴을 잠시만이라도 답습을 할까? 되든 아니든 그냥 적용시켜 볼까?’하는 갈등이 있었다. 결론은, 어차피 할 거라면 적용을 시켜 보자는 선택이었다. 

 

 

<Situation 5 - 수업3>
 

  여러 선생님들과 ‘배움의 공동체’ 원격 연수 기초, 심화편을 수강했다. 60시간의 연수였지만 지루하지도 않고, 새로운 교육학을 배운다는 느낌이었다. ‘배움의 공동체’는 쉽게 말하면 모든 단원에 적용을 할 수 있고, 누구나 가능하며, 교수-학습에 있어 전체 틀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과거 수업은 교사 중심으로 학습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라면, ‘배움의 공동체’에서는 교사는 보조적 역할을 담당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을 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토의, 토론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교수-학습법이다. 교사는 쉽게 말해 그렇게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끔 MC의 역할을 해주면 되는 것이다.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것은 교사의 수업 준비가 좀 많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교사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일을 이제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교육 교사와 공교육 교사와의 차별성을 둘 수 있는 좋은 방법이고, 개인적으로는 교사로서 의 역할을 이제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자부심도 들었다. 

 


<Situation 5 - 정리>
 

  ‘학생활동중심수업’. 쉬우면서도 어려운 용어였다. 그러던 중 문득, 음악, 미술, 체육 교과가 떠올랐다. 특히 남학교에서는 체육. ‘왜 이 시간에는 학생들이 즐겁게, 잠자지 않고 수업에 임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들이 해야할 임무를 주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해야할 것을 학생들에 게 주지 않았기 때문에 내 수업에 동참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었다고 생각을 한다. 
 


  아직 미숙한 단계이다. 하지만 수업에 학생들이 잠자지 않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름 만족감을 갖고 있다. 
‘교과 재구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점프과제는 무엇으로 할까?’등 아직 나 스스로에게 수업 디자인을 할 때 고민이 많이 남아 있다. 


 
  요즘 교수-학습에 있어 키워드는 협력, 소통, 창의성 등이다. ‘배움의 공동체’라는 수업은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수업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겨우 2학기밖에 하지 않았지만, 올해 배웠던 시행착오를 교훈 삼아 내년에는 더 나은 수업을 이룰 수 있다는 나름 자신감과 확신을 갖게 되었다. 
 


  아직 누구를 가르칠만한 경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혹여 수업 방식에 고민을 갖고 있으신 선생님께서는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한 번 공부해 보시는게 어떨까 제안을 드립니다.